어머니는 전라남도 목포시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. 어머니는 삼 남매 중에서 첫째였다. 어머니 밑으로 3년 터울 여동생과 6년 터울 남동생이 있었다. 외할머니는 일본어를 조금 했지만 학교에 가지 못해서 글씨를 쓸 수 없었다. 하지만 외할머니는 괄괄하고 억척스러운 성격이었다. 6·25 전쟁에서 인민군이 집에 들이닥치자 얼른 시체 속에 숨어 죽은 척을 했다. 인민군은 외할머니를 못 보고 지나갔고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. 외할머니는 어린 나에게 그 긴장됐던 경험을 실감나게 들려주셨다. 어머니는 외할머니의 성격을 그대로 이어받았다. 어린 동생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오히려 도움을 줬다. 목포는 항구라는 말이 있지만 어머니에게 목포는 산이었다. 어머니는 어렸을 때 유달산에서 뛰어놀았다. 제 집 ..